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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야기

잠수 타고 싶은 순간

잘 살아가고 있다가 이상하고 요상할 만큼 마음이 내려앉는 날이 있다.

 

물론 징글럽게 짜증 나는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생각도 하기 전, 이미 단전부터 올라오는 불편한 일과도 있지.

(매우 강한 버티기 신공)

이 모든 것이 일상이다... 일과다.. 사는 게 그리 만만하냐...

뭐 이따위 말로 마음을 추스르는 척 달래는 보지만,

매일 이러면 정말이지 콱 엎어버리고 싶다.(나만 그런 거 아니기를)

진짜 평범한 일상 중에 별안간 찾아오는 우울감은 

참말이지 당황스럽다.

 

'넘어서라' 

'다 지나간다' 

'너만 그런 거 아니다' 

'목표가 없어서 그래'

나보다 더 나를 잘 아는 사람들이 참 많기도 하다.

나보다 더 나를 직관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이 또 참 많기도 하다.

'객관적으로~~~ 내가 너를 볼 때~~~'

뭐가 객관적이냐..

(제발 말을 좀 아껴주길)

나의 가라앉는 단 하루가 누군가의 입을 통하면 

내 인생 전체가 우울하고 대책 없고 목표 없는 루저의 모습 그 자체다.

(어쩌자고 입을 열었을까 후회가 밀려오지ㅠㅠ)

두 번 다시 입을 여나봐라 다짐하면서 

더 많이 가라앉는 날을 이어갈지도 모른다

그저 몇 마디 말로 마음 조금 털어내고자 한말이 처절한 피드백으로 멘탈을 찢어놓기도 한다

 

평가하지 말자. 가르치려고도 말자.

그저 귀를 열고 가슴으로 들어주기만 하자

내 아이의 응석 많은 칭얼거림도

공원 벤치에 앉은 할머니의 지루한 세월 속 한 많은 푸념도

빡세게 갈구는 상사의 스트레스도

많이는 아니어도 아주 가끔은 그들의 결핍을 들어주자

분명 아주 힘이 들겠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지루할 거다).

어쩌면 

그들의 아우성이 잦아들 때쯤 내가 먼저 느낄지도 모른다

오늘의 이 가라앉음이 긴 내 인생 속 고마운 사치이고

감사함이 되는 순간이 올지 누가 알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