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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야기

보여지는것들에대해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진과 글과 인용문들을 접하면서

딱히 깊은 생각은 필요하지 않다.

눈으로 보는 행위에 익숙한 세대, 

최첨단 스마트폰과 멀쩡한 손가락 두 개 그리고 색을 구별하는 눈만 있다면

나는  세상 어디든 볼 수 있고, 가슴 벌렁이는 현장감은 아니어도 

적당히 즐길 수도 있다.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서랍 속 일기장이 아닌 이상 

뭐든 남과 공유하는 페이지라면 상대방을 의식하지 않을 수는 없다.

온전히 자유로운 마음으로 오감을 전할 수는 없는 노릇이므로...

항상 보다 나은 사진과 어휘와 감각으로 남기기 위해 나름 동분서주하게 된다.

근데.... 왜 그러는 거지?

 

본캐/부캐...

재미있게 표현된 또 다른 자아.

해야만 하는 일 외에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나를 만날 수 있도록 허락된 

신조어라 좋다.

물론 다르게 해석되는 느낌을 피할 수도 없지.

되돌리고 싶은 얼굴의 50대 중년들의 몸부림으로 표현되기도 하고

일찍 어른이고 싶은 십 대들의 아우성이기도 하고,

핫한 몸매에 목을 매는 언니들의 포토존일 수도 있는 

그들의 또 다른 이름의 부캐는 

사실 확인 여부와 상관없이 우리에게 재미를 준다.


세상일 돌아가는 속도가 지구 자전 속도를 따라잡을 기세다.

빨라서 지루할 틈이 없고, 자고 일어나면 신세계가 속출하니 

눈이.. 귀가.. 그리고 머리가 바쁘단다.

그런데...

그 와중에 왜 마음은 늘상 허기지는 걸까

이미 많은 이들과 같이 나 또한 공감은 하는데

채워 넣을 방법은 딱히 명쾌하지가 않다

누구도 명쾌하지가 않다....

그래서 그 끝에서 종교를 만나고, 철학을 만나는 건가...

아마도 그런 게 아닐까

 

글밥을 먹을수록,

잦아들어 단정한 생각을 해야 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