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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야기

똥을 피해야하나? 치워야하나?

아이들이 어릴 적엔 부모가 온 우주다.


물질적인 풍요라는 것이 지극히 상대적이니 밥 세끼 먹고 부모와 함께라면 아이들은 심리적 결핍을 느끼지 않는다.
(물론 이 또한 상대적이긴 하다)
아이들은 사는 집이 몇 평이든 아빠의 직업이 무엇인지보다는 부모와 무엇을 하고 노는지가 세상 무엇보다 중하다.
다행히도 그런 성장 배경이 세상 무엇보다 중하다는 것을 배우고 자란 세대여서
아이들의 유년기 교육에 많이 집중하는가 보다.

어느새 그 아이들이 자랐다.


이름하여 Z세대라고 불리며 어느새 이 시대 핫한 트렌드를 만들어 낼만큼 자라났다.
(어린 듯 아직도 우물가에 세워놓은 듯해 늘 염려스럽던 그 아이들이 자라서 사회 전반에 영향을 주는군...)
매일신문 속 경제, 사회면에 아이들의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을 보면 잘 자라나고 있는 듯 보이는데,
가끔은 속 시끄러운 말도 듣게 된다.
몸이 자란 만큼 머릿속 생각도 자라났으리라.
(자란 만큼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려는 마음도 더 커졌겠지)

요즘 아이들이 모여드는 곳은 여전처럼 대학가의 주점도, 학회실도, 집회장도 아니다.
그들은 '트위터'라는 SNS에 모여든다 한다. (일명 막말 대잔치 한마당이라고들 하더군)

 


혼자보다는 남들과 소통하며 생각을 확장해 나간다는 취지에서 모임은 아주 고무적이라 생각한다.
여러 생각들이 모여 서로에게 한정적이지 않은 다양한 생각을 나누고 있을 테니...

익명의 말잔치라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이, 때로는 누군가를 할퀴고 침 뱉고 칼 꽂는
일방적인 흉기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
물론 새로울 것 없는 이미 알고 있는 사회적 문제점인 것은 익히 알고 있지만,
어른들의 말처럼 무개념 화자들과 상대하는 것 자체가 시간 낭비라고 말하는 것은 더 이상 최선이 아니라 말하는
아이의 말에 딱히 뭐라 말하기가 쉽지 않았다.

 

 

 

'똥이 무서워서 피하냐 더러워서 피한다!!' 한마디로 정리되는 아주 센스 넘치는 말이지만,
'그럼 누구든 아무 곳에나 똥을 싸도 나무라지 않고, 늘 똥을 피해 다녀야만 옳은 거야?'

.
졌다.......
.
깊이 신경 쓰고 싶지 않은 우리의 방관이 이 시대를 사는 아이들에게 모든 숙제를 떠 넘기고,
피하는 방법만이 최선이라 전하고 있는 것 같았다.

루저(loser)......
위너(winner)....

난 오늘 아이와 적지 않은 얘기 속에서 생각이 많았다......
각자가 지켜야 하는 것과 고쳐야 하는 것
그리고 내 아이들이 살 세상을 위해 지켜야 하는 것과 고쳐야만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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