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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야기

소환 당하는 기분은 이런거다

계속 비온다...

비 고인 바닥의 눈부심을 손안에 퍼 올린다.

문득 드는 생각,

세기의 문학 거장들은

해도 빨리 지고, 춥고, 구름 많고, 바람도 많고, 비까지 잦은 그런

느낌 축축한 나라에 많다.

내 그이유를 알겠다.

이렇게 비가 많은 시간에 어둠 짙으니 벽돌 같은 내 마음도 가라앉는 까닭에

생각도 많고

깊어지는 이유가 아니려나(뭐 아닐 수도 있겠지..)

 

볕이 많고 따가울수록 흥도, 펄펄 뛰는 에너지도 넘쳐서 그 언저리에 사는 사람들이

음악이며 춤에 능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듯하다.

 

--덥고 뜨거울수록 강열하지--


밤이 깊어질수록,

추억을 소환하는 작은 녀석들이 계속 떠오른다

 

지금은 가지고 있지도 않은 LP를 턴테이블에 얹어도 좋을 듯 한 밤이다.

유물 같기만 했고 맥없이 돌기만 하며 세련미가 없어 귀찮던,

이제는 버리고 없는 그 고물들이 자꾸 생각나는 비 오는 밤이다.

그리고

연못에 요상하게 서로 엉겨있어 귀엽던 개구리알처럼

오늘 내방 창밖엔 빗방울이 대롱대롱 많이도 매달려 구른다.

보기 참 좋다.

 

꼭 무엇이 되지 않아도 좋은 밤이고

꼭 되려고 머리 터지게 악다구니 부리지 않아도 충분히 용서되는 밤이다.

 

아주 오랜만에 비가 좋아진다.

아주 좋아지는 날이다..